다음, 목표주가 조기 달성···증권사들 추가 상향조정 ‘고민’

증권사, 합병 선언 직후 9만~11만원 목표주가 제시

다음, 이틀 연속 상한가로 10만원대 ‘안착’

전문가들 ”구체적 계획 및 성과 확인 후 재평가할 것”

카카오와의 합병을 선언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했다. 합병 발표 직전 7만8000원대에 머물렀던 다음은 발표 직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합병 직후 다음의 목표주가를 올렸던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7만원 또는 8만원대를 목표주가로 제시하다가 전격 합병 선언으로 9만~11만원까지 상향조정했지만 다음의 주가가 불과 이틀 만에 목표주가에 도달한 뒤 10만원선을 유지한 때 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합병 발표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 가운데 6곳이 다음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기존 9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올렸고 우리투자증권 역시 8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했다. 현대증권도 10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올렸으며 KTB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은 나란히 10만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를 조정한 증권사 연구원들은 “카카오와 다음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카카오는 합병을 통해 모바일메신저의 중장기 성장방향성 설정이 가능해졌고 다음 역시 그동안 네트워크 광고에 대한 공격적인 시도가 카카오의 높은 트래픽과 결합할 수 있게 됐다”며 상향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목표주가를 이전 수준으로 유지한 증권사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창영 동양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의 광고 및 포털이 새로운 고성장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던 해외진출 경쟁력도 확대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합병 이후 기업가치는 현재 양사의 현재 가치 합계인 4조원 이상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음의 주가가 목표치에 도달한 상태에서 또다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을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할 수 있게 됐고 다음 역시 모바일에서 카카오라는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실질적인 성과를 확인한 뒤 추가 상승 여력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다음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목표주가를 뛰어넘기도 했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난 뒤 어느 수준에 수렴할지는 불투명하다”라며 “다음과 달리 카카오는 장외시장에서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등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어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합병 기대감에 좀 더 지속되면 주가가 당초 예상보다 좀 더 오를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모바일 광고 등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에서 벌어들일 수익이 제대로 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와 함께 합병 기대감도 복합 작용할 경우 주가가 예상보다 좀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시각 다음 주가는 합병 발표 후 4거래일 만에 약세를 보이며 10만원에 턱걸이한 상태다.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은 오후 1시52분 현재 전날보다 3200원(3.10%) 하락한 1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