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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월도 ‘초긴장모드’··· 봄날은 없나?

재계, 3월도 ‘초긴장모드’··· 봄날은 없나?

등록 2014.03.04 10:29

최원영

  기자

지난 2월은 대기업 총수들에게는 심판의 달이었다. 오너 리스크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재계는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총수들은 횡령 배임 등 피해액에 대해 전액 변제하는 방법으로,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성장과 투자, 나아가 국가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선처를 호소했다.

지난 2월 한달동안에 김승연 한화 회장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고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은 징역 판결을 받았다. 재계를 휘감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은 이제 3월이 왔지만 조석래 효성 회장과 현재현 동양 회장에게 옮겨가며 계속되고 있다.

◇희비 엇갈렸던 2월, 집유냐 징역이냐 = 지난 11일 같은 법정서 선고를 받은 김승연 한화 회장과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나란히 선고 받았다.

김 회장에 대해 재판부는 “개인의 치부를 위한 전형적인 범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면서 “약 1597억원을 공탁하며 실질적으로 피해 전액에 대한 회복이 이뤄졌다”고 양형 사유에 대해 밝혔다.

판결이 나오자 즉시 한화그룹측은 “오랜 재판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반성과 개선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며 환영했다.

계열사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계획을 미리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모두 2151억원어치 CP를 발행해 부도 처리한 혐의의 구 회장도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구 회장이 앞서 피해자 700여명에 대한 2100억원 규모의 피해보상을 모두 마친 부분이 정상참작 돼 형량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김승연 회장에 대해 재상고를 포기한 것과 달리 LIG일가에는 상고했다.

연이은 집행유예와 양형 바람에 재계는 술렁였다. 그룹 총수에 대한 엄벌 기조가 완화된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크게 부풀었던 때 이재현 CJ회장의 1심 선고가 진행됐다.

조세포탈 및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은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CJ그룹은 즉시 “이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차질이 길어질 것으로 우려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태원 SK회장은 “사적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는 판결 속에 징역 4년을,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진술을 수차례 뒤집으며 범행을 인정하지 않은 점 등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했던 이유였다.

SK그룹은 회장, 부회장을 모두 잃은 채 향후 3년여를 보내야하는 상황을 맞았다. 추후 그룹이 감내해야할 리스크는 그룹의 미래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대하기 때문에 재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3월의 봄, 아직 혹한의 재계 = 3월이 왔지만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게 혹한은 여전하다.

수조원대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 발행 혐의의 현 회장과 조세포탈 및 횡령·배임 혐의의 조 회장은 현재 한차례 공판준비기일을 보냈다. 이후 1심 재판이 이어질 예정으로 현재 양측은 모두 검찰이 나열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효성 조 회장 혐의의 핵심은 효성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자 10여년 동안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수천억원을 탈루했다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효성측은 1998년 외환위기로 생긴 해외부실을 국민의 혈세로 연결되는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10년간 이익을 내서 갚아온 것으로 비자금이나 횡령 등 사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결국 당시 분식회계가 회사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부분이 받아들여질지가 관심이다.

또 동양 현 회장은 회사의 부실을 숨기고 기업어음을 대거 발행, 판매해 수만명의 투자자들에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 기업어음 발행이 경영권 유지를 위해 자금 상환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 계열사를 통해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도록 지시했는지가 핵심이다.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현 회장측은 “방대한 양의 수사기록을 건네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소사실 전반을 파악하는 중”이라고만 밝힌 상황이다.

조 회장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7일, 현 회장은 오는 5일과 12일로 예정돼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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