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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동생 기업’ 한진해운 자금 지원 진짜 속내는?

대한항공, ‘동생 기업’ 한진해운 자금 지원 진짜 속내는?

등록 2013.11.04 07:00

수정 2013.11.04 17:50

정백현

  기자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형제 계열사인 한진해운에 1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가운데 지원 배경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 여러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30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자금난에 처한 한진해운에 금전대여 형식으로 1500억원을 지원키로 결의했다. 자금 대여 기간은 오는 31일부터 1년이며 연 5.4%의 이자가 붙는다.

대한항공은 “고 정석 조중훈 창업주가 ‘수송보국’의 정신으로 일으킨 한진해운을 살리고자 자금을 지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추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이 약 1000억원 가량의 돈을 한진해운에 더 풀고 내년 3월로 예정된 3000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긴급 지원에 대해 재계 안팎에서는 두 가지 시각으로 이 현안을 바라보고 있다.

그룹의 한 축인 해운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형제애를 기반으로 지원했다는 시각과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를 막고 나아가 한진해운의 지분을 우회적으로 따내기 위해 지원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긍정적 시각 ‘해운업 도산만은 안된다’ = 한진해운은 해운업계 1위 기업이다. 중소 선사들이 자금난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1위 기업마저 쓰러지면 국내 해운업은 아예 좌초할 수 있다. 해운업 좌초는 수출 산업의 위기와 연결된다. 국가 안보적 측면에서도 영향이 크다.

한진그룹 차원에서도 한진해운이 무너지면 육상(㈜한진)-해상(한진해운)-항공(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물류 축이 붕괴된다. 때문에 한진그룹이 전반적 업황 진작과 그룹의 중심축을 살리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사이의 막역한 생전 관계도 주목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은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차남)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사남)과의 관계가 껄끄러웠던 반면 조수호 회장(삼남)과는 막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판적 시각 ‘한진해운 지분 노리는 KAL’ = 대한항공의 긴급 자금 지원으로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한진해운의 계열분리 작업은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동성 위기 탓에 일단 진행이 멈췄다. 특히 같은 그룹 내 계열사의 돈을 빌렸기 때문에 이 돈을 갚기까지는 계열분리 얘기를 쉽게 꺼내지 못할 상황이 됐다.

만약 해운업의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지 못해 한진해운이 1500억원을 갚지 못할 경우 일이 커진다. 한진해운의 지분이 대한항공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홀딩스는 대한항공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조건으로 한진해운 주식 1920만6146주(지분율 15.36%)를 담보로 내놨다. 돈을 갚지 못한다면 담보로 내놓은 주식은 대한항공으로 넘어가게 된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주식을 갖게 되면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27.45%와 한진해운 지분 15.36%를 손에 넣으면서 한진해운의 2대주주가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계열분리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물론 이 예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직접 나선 덕분에 은행권의 40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고 컨테이너터미널 등 보유 자산 유동화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영구채가 발행되면 대한항공 측의 현재 지원액을 합쳐 5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모이기 때문에 당면한 유동성 위기는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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