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3그룹 분할 매각’은 실패 대비한 복안

우리금융지주 매각방안. 표=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26일 내놓은 ‘우리금융지주 매각 방안’은 일종의 안정장치로 해석된다. 3개그룹으로 나눠 시차를 두고 매각하는 이유도 자회사가 매각되지 않았을 때 염두에 둔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위가 이날 내놓은 ‘우리금융지주 매각’방향은 3그룹을 쪼개 시차 매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앞서 3차례 실패한 일괄매각과 분할 매각을 합한 방식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분리매각 방식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이같은 방안을 만든 것은 시장이 원하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고 실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경남과 광주은행은 1그룹, 우리투자증권, 자산운용, 아비바생명, 저축은행, F&I, 파이낸셜 등 증권이 2그룹, 우리은행을 포함해 우리카드, 우리PE, 우리FIS, 금호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3그룹이다.

1, 2그룹은 7월부터 동시에 매각을 진행하고 3그룹은 내년 초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1그룹에 속한 경남과 광주은행은 각각 지주사로 설립해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일종의 ‘독립’을 시키는 형태다. 향후 인수가 되지 않을 때는 우리금융 자회사고 남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지주회사로 남게 되는 셈이다.

2그룹은 우리투자증권, 자산운용, 아비바생명, 저축은행은 한 묶음으로 F&I, 파이낸셜은 각각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서 개별 매각도 추진하기로 했다.

2그룹에서 회사가 매각되지 않을때는 3그룹에 속한 우리은행에 흡수시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우리은행 매각까지 7개월여 이라는 시간이 있는 만큼 매각 불발에 따른 리스크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남상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우리은행의 경우 워낙 유효경쟁이 높아 매각이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증권쪽에서는 회사 규모가 작아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날 빠른 매각을 위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지분 전체를 매각대상으로 삼았다. 쉽게 말하면 우리금융지주가 자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이다.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한 지분율은 우리투자증권 37.85%, 파이낸셜 52.02%, 아비바생명 51.58%와 F&I, 자산운용, 저축은행은 100%다.

금융위가 매각주체를 우리금융지주로 삼은 것은 예금보험공사가 매각할 경우 자회사에 대한 예보 지분율이 30% 미만이 돼 매각가치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우리은행은 매각 속도와 매각 현황을 지켜본 뒤 최소입찰규모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