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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협상 한달째 지지부진···해결의지 있나

[포커스]남양유업 협상 한달째 지지부진···해결의지 있나

등록 2013.06.11 07:50

수정 2013.06.11 07:55

정백현

  기자

김웅 남양유업 대표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조아린 이후 한 달이 지난 현재 ‘남양유업 사태’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11일 현재 남양유업은 전국 1000여개 대리점주들의 모임들과 잇달아 교섭을 가지면서 점주들의 요구 조건을 들으면서 이들과의 이견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대리점주들의 모임은 현재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밀어내기 영업 횡포 피해를 입은 전·현직 대리점주들의 모임인 ‘피해자대리점협의회(이하 피해자협의회)’와 불매 운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직 대리점주들의 모임 ‘전국대리점협의회(이하 전국협의회)’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 피해자협의회와의 교섭은 정치권의 주선으로 시작됐다. 민주당은 지난 5월 21일 국회에서 피해자협의회와 남양유업 본사 간의 첫 협상을 주선했다. 이후 양 측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에 정기적으로 만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자협의회와 남양유업 본사는 실무 협상과 정기 협상을 포함해 총 일곱 차례에 걸쳐 만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협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협의회는 남양유업 본사에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약속 문서화, 물량 밀어내기에 대한 피해액 보상, 단체교섭권(사실상의 노조) 인정, 영업권 회복 등 총 9가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미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들이 많다”고 말하는 등 피해대리점주들의 의견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때문에 첫 교섭 이후 보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실질적인 교섭 성과는 아직 없다.

가장 최근의 교섭인 7일 협상에는 대표이사인 김웅 사장이 직접 나와 영업 횡포에 대해 사과 의사를 재차 전했고 피해자협의회는 이전보다 완곡한 자세로 협상에 임했지만 이날 교섭에서도 결론을 도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어용 단체’ 논란이 일었던 전국협의회와의 협상도 진행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들과 밀어내기 근절 방안을 논의하고 매출 하락으로 인한 생계자금 지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교섭이 제자리걸음을 걷는 사이 남양유업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최근 대형마트 등 유통 채널이 분석한 유제품 매출 현황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우유 매출은 4월에 비해 52% 줄었고 커피 매출은 48% 줄어 14%에 이르던 전체 시장 점유율이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황제주’로 불리던 남양유업의 주가도 한때 110만원 이상을 호가하다가 급락해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여 만에 다시 90만원대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역시 1500억원이 증발했고 라이벌인 매일유업에 뒤지는 처지가 됐다.

상황을 길게 끌면 끌수록 오히려 불리해지는 쪽은 남양유업이 될 수밖에 없다. 대리점주와의 대타협을 끌어내지 않는 한 불매 운동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매출은 더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논란의 중심이자 남양유업의 오너인 홍원식 회장은 ‘막말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아직까지 직접적인 공식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전문 경영인인 김웅 대표가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거짓 사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남양유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홍원식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남양유업이 ‘갑’의 지위를 완벽히 버리고 점주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주는 것이 장래를 위해 더 나은 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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