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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지주사 전환의 속셈···알짜 회사 삼켜 오너 힘 키우나

한진 지주사 전환의 속셈···알짜 회사 삼켜 오너 힘 키우나

등록 2013.05.20 06:00

수정 2013.05.20 13:51

정백현

  기자

‘조양호 일가 지분 41%’ 정석기업, 한진칼과 합병 유력···합병 후 오너 영향력 극대화 전망

편집자주
이미지사용안함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의 진짜 속뜻에 대한 해석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겉으로는 순환출자 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 출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속으로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많은 알짜 계열사를 합병해 오너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빠르면 5월 말께부터 속도를 낼 전망이다.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계열사 합병 작업이 첫 단추다.

한진그룹은 지난 3일 새로운 지주회사의 이름을 ‘한진칼(HANJIN KAL)’로 정하고 오는 8월 1일 출범시키기로 했다. 오는 6월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를 승인하면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마무리된다. 계열사 간 합병 계획은 6월 초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진 지주사 전환의 속셈···알짜 회사 삼켜 오너 힘 키우나 기사의 사진


현재 한진그룹은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새로 출범하는 한진칼과 정석기업을 합병하거나 한진칼과 한진을 합병하는 방법, 정석기업과 한진을 합병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정석기업과 한진을 합병시킨 뒤 ‘합병사→한진칼→대한항공’의 구조로 개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순환출자 해소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석기업은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알짜 비상장회사로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인천 신흥동·부산 중앙동·제주 연동 정석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83억원의 매출과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1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8%, 1.5% 늘었다. 모두 부동산 관리로 얻은 수입이다.

물류 전문 업체인 한진은 정석기업을 최대주주(지분율 17.98%)로 두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조4373억원의 매출과 3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진의 시가총액은 한 때 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2873억원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어느 계열사가 합병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그러나 업계의 전망과는 달리 한진칼과 정석기업을 합병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너인 조양호 회장 일가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서다.

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주회사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합병 후보로 거론된 정석기업과 한진 중에서 조 회장 일가의 지분이 더 많은 회사는 정석기업이다.

조 회장 일가는 41.1%의 정석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과 자녀 3명의 지분 총합은 31%에 달한다. 반면 조 회장 일가의 한진 보유 지분율은 7.0%로 10.0%의 지분을 보유한 대한항공보다도 적다.

때문에 정석기업이 한진칼과 합병되면 한진그룹 경영권에 대한 오너 일가의 영향력은 자동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조양호 회장이 세 자녀에게 대한항공 지분을 증여해 향후 대한항공 분할 시 한진칼의 지분이 늘어나도록 했다는 점을 볼 때 지분이 많은 쪽의 계열사와 합병하는 것이 유력해졌다.

여기에 한진의 기업 가치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는 점 등도 정석기업과 한진칼의 합병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진그룹 측은 계열사 합병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기업 합병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합병 시 드는 비용과 분할·합병 이후의 상황 등을 고려해 합병 계열사를 선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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