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아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주말 행보가 엇갈린다.
이 회장은 이번 주말께 3개월의 장기 외유를 마치고 귀국키로 한 가운데 이 부회장은 5일 보아오포럼 참석차 중국으로 떠났다.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이란 1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삼성가(家)의 오너들이 이처럼 동선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건강과 미래 경영구상 등의 이유로 하와이로 출국한 이 회장은 그간 일본을 오기며 현안을 챙기기도 했지만 이 부회장이 그의 빈자리를 지켜왔다.
이 부회장이 국제 행사를 제외하면 국내에 머물며 삼성그룹 경영을 도맡아왔다는 점에서 3개월간의 ‘경영수업’을 받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그간 사내 이사에서 빠지면서 ‘책임경영’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의 샤프 지분 투자를 비롯해 굵직한 경영 현안을 처리하면서 차기 경영승계자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이 회장이 자리를 비었던 기간의 중간 성적표인 1분기 실적도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기회가 됐다.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받은 성적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기에 애플 배상금 6000억 규모가 대손 충당금으로 편입된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기는 등 삼성이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처럼 든든한 중간 성적표를 받아들고 이제는 글로벌 인맥쌓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5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상임이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이번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미얀마·페루·멕시코 대통령 등 2000여명이 참석키로 함에 따라 이번 보아오포럼 참석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귀국 이후 내놓을 이 회장의 ‘미래구상’으로 삼성은 또다시 ‘내실다기지’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기경영’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은 하와이로 출국하기 전까지도 ‘도전’과 ‘위기’를 되풀이 해왔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매출 200조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지만 모바일 편중 등 향후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가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이 회장의 귀국으로 올해 사업 계획은 물론이고 신수종 사업 등 그룹 전반에 걸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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