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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엔 사람 죽어도 원인은 없다

[르포]대우조선엔 사람 죽어도 원인은 없다

등록 2013.03.04 08:07

수정 2013.03.04 08:15

이주현

  기자

잇단 사망사고, 무재해의 꿈 "노동자는 불안하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무려 3명의 근로자가 작업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만 벌써 2건의 사망사고가 일어나자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대우조선해양의 안전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연쇄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우조선 거재조선소.연쇄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우조선 거재조선소.


지난달 7일 오후 대우조선에서 19세 사내 하청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인은 지난해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뒤 학비를 벌기 위해 홀로 수원에서 거제로 내려와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명절을 앞둔 시점 일을 시작한지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인은 A안벽에서 4214호 컨테이너선의 건조 작업을 하던 중 26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진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목격자가 없어 정확한 추락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을 담당한 통영해경 측은 "사고 당시 동료 직원들은 철판 상부작업을 진행하느라 고인은 혼자 남겨져 있었다는 증언이 있다"며 "인원이 분산 돼 있어 목격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들의 요청에 의해 사고 다음날인 8일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며 "현재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에서는 이번 사고가 있기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1월15일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2시30분경 대우조선 2도크 동편 4151호선 블록이 넘어지며 옆에 있던 블록을 쳐 작업하던 사원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민 모씨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사고 현장 근처에서 작업 중이던 9명도 골절상을 입는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대우병원으로 후송돼 입원치료를 받았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거제경찰서는 노동부 관계자와 현장을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수사 결과 발표는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안전보호관리책임자에 대한 문책으로 사법처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검찰에 송치 될 경우 '혐의 없음' 처분은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도 "자체적인 조사는 모두 다 진행됐지만 사법처리 문제로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15일 오후 2시10분에는 5~6t짜리 선박 받침대 이동 작업을 하던 박 모씨가 받침대 아래에 깔려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3건의 사고는 모두 발생시간이 오후 2시~2시30분 께에 일어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2건의 사고는 일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사원이 사고를 당했다는 점이 일치한다.

경실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6명, 5명이 사망하는 등 동종업체의 평균사고율을 훨씬 웃도는 중대 산재사고율을 보여 왔다.

앞선 2010년에는 사망 만인율이 근로자 1000명 이상 조선업체 평균인 0.82의 6배를 넘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차후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직원 안전관리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제되고 있다.

조선하청노동자연대는 “충분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면 노동자들은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노동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과 그 책임자인 고재호 사장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옥포=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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