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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정몽구 회장은 통했는데···총수 재산헌납 면죄부 "이젠 없다"

이건희·정몽구 회장은 통했는데···총수 재산헌납 면죄부 "이젠 없다"

등록 2013.01.31 17:25

수정 2013.01.31 17:31

민철

  기자

최태원 SK(주)회장 구속을 계기로 국내 재벌 총수들의 재산 헌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재벌 총수들이 여러 차례 재산을 헌납해 왔지만 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라기 보다는 사회적 문제 야기로 인한 '위기 모면용' 성격이 짙었다.

오른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오른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위법 행위로 재판을 앞두고 있거나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재산 헌납으로 곤궁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번 최 회장의 구속 결정은 재벌 총수에 대한 위법행위는 '일벌백계'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와 함께 경제민주화 흐름이 반영된 결과라는 데 일반적인 평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앞으로 재벌 총수의 위기 모면을 위한 '재한 헌납'이 과거와 같이 사법부 판단에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사과문 등을 통해 불법 대선 자금 제공, 에버랜드 전환 사채 헐값 발행, 안기부 X파일 파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면서 모두 8000억 원 상당의 사회기금 헌납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특검에서 차명재산이 드러나자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차명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키로 했고, 세금을 낸 나머지 금액은 '유익한 일'에 쓰겠다며 사실상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이 회장이 차명에서 실명으로 전환키로 한 삼성 계열사 주식 총액이 2조원 규모였고, 이 중 세금과 벌금을 내고 남은 금액이 약 1조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아 실형을 피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유익한 일'에 쓰겠다는 약속과 달리 아직도 구체적인 용도와 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4월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1조원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 회장 부자 소유의 1조원 상당인 글로비스 주식 전량을 조건없이 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키로 한 것이다.

이듬해인 2007년 4월 정 회장은 당시 현금 1200억원을 출연해 7년에 걸쳐 1조원의 기금을 조성키로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모두 1500억원 가량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 회장과 마찬가지로 집행유예를 받아 법정구속을 면했다.

이후 정 회장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2011년 5000억원을 재단에 추가로 내놨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에 중소기업과의 공생발전을 압박하던 시기였다.

이날 구속된 최태원 회장은 재산 환원 보다는 대주주로서 계열사에 사재를 내놓기도 했고, 사회적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최 회장은 고비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SK C&C, 워커힐, SK증권 지분 등 사재를 출연해왔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6000억원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해 최 회장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사회적 기업 자본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가치 보상권'을 제안하는 등 '사회적 기업 전도사'를 자청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사회공헌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전환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지난 2010년 1월 대기업 최초로 '사회적 기업단'을 출범시켜 본격적으로 사회적 기업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해 법정구속 된 가운데 최근 2000명 규모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발표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끈 바 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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