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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순 디자이너의 혼이 깃든, 우리옷 한복

강종순 디자이너의 혼이 깃든, 우리옷 한복

등록 2009.06.25 13:03

정미라

  기자

"한복의 실용성이 화려함 보다 우위", 한복과 함께해 온 그녀의 삶 엿보기

【서울=뉴스웨이 정미라 기자】"겉보기 화려함도 중요하지만, 편안함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 강종순 한복 디자이너
강종순 한복 디자이너가 평소 품어온 우리옷 '한복'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대개 한복디자이너들을 보면, 한복의 화려함 혹은 전통성을 강조하는데 강종순한복연구실 강종순 원장만큼은 유독 한복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는 실용한복으로 통하는 개량한복보다는 전통 한복들이 돋보이는 탓에 강 원장이 말하는 '실용한복'에 관심이 간다.

삼국시대를 거슬러 온 우리 전통의상 한복이 시대의 흐름을 타고 거추장스럽다는 명목으로 뒷전이 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한복이 갖는 선의 미학을 뽐내며 전통성과 함께 실용성을 고집하고 있는 강 원장의 한복세계가 궁금하다.

강 원장은 "제 아무리 멋지고 훌륭한 옷이라도, 입었을 때 편안한 옷이 제일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동안 강 원장이 가진 개인전이나 패션쇼에서도 엿볼 수 있듯 전통성이 물씬 풍기는 화려한 한복들이 주를 이루는데 어찌 실용성이 강조될 수 있단 말인가 의문을 품어본다. 분명 겉보기엔 전통한복인데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입고 벗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나, 하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그 이름하야 퓨전한복이다.

아무리 편안하다고 하더라도 젊은이들이 으레 기피하는 옷 한복, 강 원장은 그런 젊은이들에게 보란 듯이 도전장을 내민다. "젊은 친구들이 한복이라 하면 무조건 기피하는데, 그들을 탓하기 보다는 그들이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 아닐까"라는 것이 강 원장의 생각이다. 그런 만큼 강 원장은 젊은이들과 나이 든 사람의 중간세대들까지도 모두 어우를 수 있는 한복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휴양보다는 그 여행지에서만의 색채와 디자인 개발에 온 생각을 집중한다고 하니, '역시 강 원장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은평 20년지기, 한복을 알린다

강 원장이 은평구에 뿌리를 내린지도 어느덧 20여년 세월이 훌쩍 흘렀다. 유명 한복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신진 한복작가들 대다수가 재정적인 여유만 있다면 강남구 일대에 샵을 갖고자 한다. 하지만 강 원장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강남을 탈피, 이 곳 은평구에서 자신의 길을 닦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명성에 흠이 가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각종 유명 패션쇼나 전시회, 한복문화축제 등에는 빠지지 않고 초청될 만큼 그 명성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그녀의 한복 사랑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예술적 감각은 타고 난다고 하던가. 3남 2녀로, 형제자매 모두 그림과 예술을 전공하는 집안에서 자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색채며 구성, 그리고 디자인의 개념들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강 원장은 전통적이고 동양적인 미에 대해 관심을 높여 갔다. 그 후 최초로 조선명주 디자인 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우리옷의 멋과 한복의 아름다우면서도 끝없는 색채에 빠지면서 그녀의 한복 인생도 시작됐다.

지금도 강 원장은 틈나는 대로 천연염색을 배워 한복에 접목하고 있다. 강 원장이 직접 물들인 한복을 보면 일반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감이 아니다. ‘인위적인 색이라도 이렇게까지 고울순 없을 텐데...’, 일반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토색과 풀색이 아니다. 오히려 ‘진정 이것이 천연염색이란 말인가’라고 감탄사를 연발 할 정도로 그 색이 아름답고 화려하다.

강 원장은 몇 년 전 부터 한복에 누빔까지 겨누고 있다. 아무리 형형색색의 천들로 조각을 잇는다지만 연상되는 것은 역시 ‘누더기’, 하지만 강 원장의 손을 거치면 이 누더기도 작품이 된다. “디자이너는 단지 허울 뿐, 사람과 옷이 하나 되는데 그런 직함이 뭔들 소용이 있겠냐”던 강 원장은 옷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강 원장이 지난 5월26일에는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 앞에서 한국 궁중의상의 매력을 과시했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서는 그 어떤 서양의 드레스보다 화려하고 우아한 맵시가 느껴져 패션쇼에 참가한 인사들로부터 찬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 이날 '퍼레이드 오브 네이션즈(parade of Nations)' 갈라 패션쇼를 통해 모인 기금 전액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된지라 그 어느 쇼보다도 의미가 남달랐다 하겠다.

디자이너 강종순에게 한복은 아름다운 우리옷에 그치지 않고, 디자이너의 정성과 의미가 담겨 있는 대중과의 소통 매개체이다. 한가로움이란 있을 수 없을 만큼 일 분, 일 초를 한복에 대한 열정으로 불태우고 있는 강종순, 그녀의 바늘이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한복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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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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