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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 기자
등록 :
2008-07-16 10:11

`PD수첩' 당당하지 못했다

재해명 방영불구 '의도된' 진실왜곡 논란 안벗겨져

【서울=뉴스웨이 강재규 기자】MBC 'PD수첩'이 15일 해명방송(PD수첩 왜곡논란, 그 진실을 말한다)에서 지난 4월 29일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의 번역에 일부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PD수첩'은 당초 번역가 정지민씨가 주장해온 '번역 오역의 문제가 아닌, 의도된 진실왜곡'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닫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MBC측은 지난달 24일 방송에서는 '쇠고기 추가협상 무엇을 얻었나'를 통해 약 20분에 걸쳐 오력 왜곡논란과 관련해 해명했었다. 이때도 대부분 "방영된 사례에 대해 인간광우병이라고 단정 지은적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이 때는 또 인간광우병 의심 진단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던 미국 여성 고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를 인터뷰하면서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을 '인간광우병(vCJD)'이라고 번역한 데 대해 "전문적 의학지식이 없는 빈슨의 어머니가 두 가지를 혼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딸의 사인을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다"고 말했었다.

MBC측은 그러나 지난 1차 해명때 일명 '주저앉은 소' 동영상을 보고 난 사회자가 '광우병 의심 소'라고 한 데 대해서는 "사회자의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젖소(dairy cow)'를 '이런 소', 즉 '광우병 걸린 소'라고 번역한 이유는 "오역이 아니라 의역"이라고도 했다. "동물학대를 고발한 영상은 맞지만, 소가 주저앉는 증상은 광우병 걸린 소가 보이는 대표적 증상이기 때문"이라고 했었으나 이번에는 생방송 말실수였음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PD수첩'이 현재 농식품부에서 제기한 검찰수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해명방송은 하면서 정작 법원이 발부한 자료제출 명령을 거부하며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MBC측에 대해 당당하지 못한 자세라며 비난이 일고 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이날 MBC 해명방송 부분을 MBC측이 번역의 잘못과 프로그램 진행중의 말 실수를 인정했다는 데대해 비중있게 다뤘지만 논란거리는 여전하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MBC TV 'PD수첩'은 이날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 편을 통해 광우병 관련 보도를 둘러싸고 그동안 제기된 다양한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 MBC 'PD수첩'
진행자인 송일준 시사교양국 부국장은 "4월29일 방송 편이 오역논란에서 왜곡논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번역 오류와 생방송 실수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 바 있지만 여전히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고 오프닝 멘트를 하였으며, 제작진은 영어 자막 번역의 몇 가지 예를 보여주며 번역 오류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프로그램은 예고한 대로 ▲아레사 빈슨 씨의 어머니에 대한 유도질문 여부 및 빈슨 어머니의 vCJD(인간광우병)와 CJD(크로이츠펠트야곱병) 구분 문제 ▲프리랜서 번역가 정지민 씨의 문제제기 등 민감한 사안을 항목별로 나눠 제작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추가 인터뷰 등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아울러 제작진은 원본테이프의 검찰 제출 건에 대해서는 "권력에 대한 언론의 감시, 비판 기능을 위축시키는 행위"라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하면서 검찰의 요청 자체가 부당하다고 말했다.

◇ MBC측이 해명한 오역부분 등= PD수첩은 이날 방송의 도입부에서 최근 사망한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인터뷰 중 번역 오류 사례로 (딸이 인간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는(could possibly have)'을 '걸렸던'으로, '걸렸다고 의심합니다(suspected)'를 '걸렸다고 합니다'로, '그녀가 그것에 걸렸다면(if she contracted it)'을 '걸렸는지'로 보도한 것 등을 들었다.

PD수첩은 또 버지니아 보건당국의 보도자료 제목인 '뇌 질환 관련 사망자 조사'를 'vCJD(인간광우병) 사망자 조사'라고 지칭한 것도 오류 사례로 인정했다.

PD수첩은 진행자인 송일준 PD가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 동영상을 본 뒤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지칭한 것은 생방송 중 말실수라고 다시 한 번 밝히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PD수첩은 '해명방송'에서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레거 박사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인터뷰 등을 통해 왜곡 논란을 강하게 부정했으나 다우너 소의 다른 많은 원인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 번역가 정지민씨 주장 안풀려= "단순한 오역의 문제가 아니라 의도된 진실 왜곡이 문제"라고 주장해온 'PD수첩' 번역가 정지민씨는 이날 MBC의 해명방송 내용을 이미 안 까닭에 사전에 △내가 제기하는 문제들이 결코 사소한 단어 몇 가지의 오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 △미국 취재자료의 상당부분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왜곡을 논할 수 있다는 점, △피디수첩이 정말 왜곡을 반증하고 싶다면,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점 등 세가지 착안점에서 PD수첩의 해명이 일방적으로 수사 중인 문제에 대해 방송까지 하면서 또 편집한 것에 불과한 내용들을 보도할 뿐 전혀 왜곡에 대한 해명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씨는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피디수첩이 왜곡여부를 밝히기 위해서는 취재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씨는 특히 자신의 주장 7가지를 제시하며 이를 해명하기위해서는 원본 자료를 제출해야만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의 주장은 대략 이렇다. △로빈 빈슨의 인터뷰, 문제의 부분은 맥락상 CJD였다 △CJD를 배제한 것은 굉장히 큰 문제이다 △과연 전문가 의견을 청취, 반영했는가 △아레사 빈슨의 점진적 증상들을 제외시킨 이유는 취재자료만 보아도 드러난다 △아레사 빈슨을 실상 vCJD환자로 단정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지금 논란이 되는 것은 결코 번역/오역의 문제가 아니다 △위의 내용들은 전부 방송제작에 대한 이해 없이도 지적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는 것 등이다.

정씨는 "지금 정부 명예훼손 사건이라 전체 취재내용을 제출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문제를 바꿔서 번역과 방송자막/해설이 어떻게 다르게 이루어졌는지 보려면 공개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그것이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PD수첩'은 4월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으며, 이후 미국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광우병 위험성 논란이 크게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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